영하의 기온이 들이닥쳤다.
아침 구기자밭 출근길은 자동차에서부터 걸림돌이다.
차체 전부가 하얗게 서리가 내렸고 유리는 와이퍼로 아무리 닦아도
다시 얼어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엉금엉금 천천히 버스정류장까지 인부들을 태우러 갔다.
아주머니들을 태운 시내버스도 늦게 도착했다. 모든 것이 늦어지는 날이다.
1차로 버스타고 멀리서 오는 분들을 소나무숲속 구기자밭에 내려놓고,
2차로 마을분들을 태우러 간다.
오래 기다리셨는가 모두 추운 모습들이다.
드디어 구기자밭에 모두 집결
7시가 조금 넘었다.
일이고 뭐고 손이 시렵고 추우니 모닥불부터 피운다.
나는 그 사이 커피를 탈 물을 끓인다.
그렇게 커피한잔과 함께 모닥불 앞에 모여 손을 비비며 우리의 오늘 일과를 시작한다.
부직포가 깔려있고 서리가 내려 미끄러운 구기자밭 고랑을 아주머니들이 진입한다.
나도 뒷정리를 하고 구기자밭을 살펴본다.
서리꽃 만발한 구기자밭
구기자잎이 꽃잎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
이런 시가 있긴 하다.
나에게 꽃은 서리인가 ...
난 서리를 애타게 부른 적이 없건만 그는 나에게로 와 꽃을 피웠다 ㅡㅜ
점 점 햇살이 다가온다.
저 햇살이 빨리 내려 앉아라 기도한다.
나에게 기도란건 없지만 이럴때는 자연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태풍이 불때나 폭염이 올때나
또 이런 추위가 올때나
밭고랑에 남겨 놓았던 물병이 얼었다.
밤새 많이 춥기는 한 모양이다.
자연을 벗삼아 농사짓는 노지재배는 이런 상황이 가장 고난이다.
그러나 약초는 이런 고난속에 자라야 진정한 약초가 되는것 !
정신과 육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비바람을 맞아봐야 하듯이,
구기자도 노지에서 고생을 해야 진정한 약초가 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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